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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네 떡볶이(부산 대표 맛집)

하고재비김 2025. 4. 4. 18:26



[이가네 떡볶이 – 매운맛의 전설, 부산 대표 분식집]

부산 남포동, 광복로에서 조금만 걸으면 부평깡통시장이 나온다. 그 수많은 포장마차와 노점 사이에서 유독 길게 늘어선 줄이 하나 보인다면, 그곳이 바로 이가네 떡볶이다. 10평도 안 되는 작은 분식집, 간판도 소박한 이곳은 이제는 부산을 대표하는 명물로 자리 잡았다. SNS와 방송, 블로그를 통해 입소문이 퍼지면서 전국 각지에서 떡볶이 마니아들이 찾아오는 명소가 됐다.

이가네 떡볶이의 가장 큰 특징은 단연 맵다는 것. 흔히 말하는 달달하고 순한 떡볶이와는 완전히 결이 다르다. 이곳의 떡볶이는 강렬하고 직설적인 매운맛으로 입 안을 강타한다. 단순히 고춧가루나 캡사이신 같은 인위적인 매운맛이 아니라, 고추장과 양념이 제대로 숙성된 깊은 매운맛이 입 안을 맴돌며 자극한다.

떡은 납작하고 쫀득한 부산식 밀떡이다. 양념이 깊게 배어들고도 쫀쫀한 식감을 잃지 않아, 씹을수록 매운 양념과 어우러져 감칠맛이 살아난다. 이 떡볶이의 진가는 국물보다는 양념에 있다. 국물이 거의 없이 양념이 떡에 착 달라붙어 있어 숟가락보다 젓가락으로 집어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함께 나오는 튀김 종류도 다양하다. 김말이, 오징어튀김, 고구마튀김 등 종류가 많은데, 이 중 김말이는 단연 인기다. 김말이 속 당면과 고소한 김이 매운 떡볶이 양념과 어우러지면 그야말로 최고의 궁합. 튀김을 떡볶이에 찍어 먹는 것이 아니라, 아예 양념을 끼얹어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튀김에 양념이 진하게 배어든다. 이 덕분에 매콤달콤한 맛과 바삭한 식감이 동시에 살아난다.

또 하나의 인기 메뉴는 순대. 이가네 떡볶이의 순대는 기본에 충실한 맛을 내지만, 떡볶이 양념과 어우러지면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순대에 소금 대신 양념을 살짝 찍어 먹으면, 매콤한 맛과 돼지 창자의 고소함이 입 안에서 조화를 이룬다. 이처럼 떡볶이, 튀김, 순대가 삼위일체처럼 조화를 이루며 부산식 분식의 정수를 보여준다.

매운맛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이가네 떡볶이는 맵찔이들에겐 다소 도전적인 맛일 수 있다. 실제로 가게 곳곳에는 “맵습니다. 주의하세요!”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하지만 그 매운맛을 한 번 받아들이면, 중독되듯 계속 생각난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젓가락을 멈출 수 없는 마성의 떡볶이, 그게 바로 이가네의 매력이다.

가게는 규모가 작고, 항상 사람이 많아 테이블이 금방 차지만, 포장과 배달도 가능해 근처 숙소나 광복동 벤치에서 간편하게 먹는 사람들도 많다. 무엇보다도, 가격이 저렴해서 1인분 3~4천 원대부터 시작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분식집이지만 위생도 철저히 관리되고 있어, 빠른 회전율 덕분에 음식이 항상 따끈따끈한 상태로 나온다.

이가네 떡볶이는 단순한 분식집을 넘어, 부산 음식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는 명소다. 특히 분식 애호가들이나 매운 음식 마니아에겐 필수 방문 코스로 꼽힌다. 더불어 주변에 국제시장, 자갈치시장, 남포동 쇼핑거리 등이 몰려 있어, 부산 여행 중 부담 없이 들르기 좋은 위치에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매콤한 맛으로 부산의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그리고 한 번쯤 ‘와, 이게 진짜 떡볶이지!’ 싶은 강렬한 맛을 경험하고 싶다면, 이가네 떡볶이는 반드시 방문해야 할 맛집이다. 입 안이 얼얼할 정도의 매운맛 뒤에 숨겨진 감칠맛,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진한 정성과 개성은 단순한 분식을 넘어선 하나의 ‘문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