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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밀면 – 부산 밀면의 정석을 맛보다(부산 대표 맛집)

가야밀면 – 부산 밀면의 정석을 맛보다


부산을 대표하는 향토 음식 중 하나가 바로 밀면이다. 6.25 전쟁 이후 피난민들이 냉면을 대신해 밀가루로 면을 뽑아 만들어 먹던 음식에서 시작된 밀면은, 이제는 여름뿐 아니라 사계절 내내 사랑받는 부산의 국민 음식이 되었다. 그중에서도 ‘가야밀면’은 부산 밀면의 원조격인 집으로, 부산 시민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밀면을 먹기 위해 찾아오는 진정한 맛집이다.

가야밀면은 부산 진구 가야동에 본점을 두고 있으며,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집답게 그 맛과 내공이 다르다. 이 집의 가장 큰 특징은 육수의 깊이에 있다. 보통 밀면은 진한 고기 육수에 양념장을 섞어 시원하고 얼큰한 맛을 내는데, 가야밀면의 육수는 소고기와 닭고기를 함께 우려낸 다음, 과일과 한약재를 더해 잡내 없이 깔끔하고도 감칠맛이 깊다. 한 숟가락 떠보면 시원한 동시에 약간의 단맛과 묵직한 감칠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

면은 밀가루와 전분을 섞어 쫄깃하면서도 탱탱한 식감을 자랑한다. 겉보기에 단순한 면발 같지만, 직접 뽑아낸 이 면은 쫄깃한 탄력과 부드러운 목 넘김이 일품이다. 시원한 육수에 담긴 밀면 위로 양념장, 오이채, 삶은 계란 반 개, 고명용 수육이 올라가는데, 이 구성만으로도 하나의 예술작품 같다. 특히 수육은 퍽퍽하지 않고 촉촉해 밀면과의 궁합이 아주 좋다.

비빔밀면도 인기 있는 메뉴다. 육수 없이 매콤달콤한 양념장과 함께 비벼 먹는 방식으로, 자극적이지 않고 중독성 있는 맛을 자랑한다. 맵기 조절도 가능해 입맛에 따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일반적으로 밀면집에서 양념장이 과하거나 달기 쉬운데, 가야밀면은 딱 알맞은 균형을 유지하고 있어 단골들의 충성도가 높다.

가야밀면에서는 곁들일 수 있는 만두나 왕돈가스도 인기다. 특히 김치만두는 육즙과 김치의 조화가 훌륭하고, 밀면과 함께 곁들여 먹으면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다. 가성비도 좋아서 밀면 한 그릇과 만두를 주문해도 부담이 없다.

식당은 꽤 넓은 편이지만, 평일 점심시간부터 줄이 생길 정도로 인기가 많다. 주차 공간도 마련되어 있지만 피크 시간대엔 혼잡할 수 있으니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식사 시간을 피하는 것이 좋다. 내부는 깔끔하고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 혼밥, 가족 식사, 단체 모임 모두 무리 없이 가능하다.

가야밀면은 단순히 오래된 맛집이 아니라, 지금도 끊임없이 맛을 유지하며 진화하는 곳이다. 부산에서 밀면을 처음 접해보는 사람에게 가장 먼저 추천할 수 있는 집이기도 하며, 밀면을 이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맛이 원조구나’ 하고 무릎을 탁 칠 만한 깊은 인상을 받을 것이다.

부산의 여름은 물론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는 진짜 밀면의 맛, 그 정석을 알고 싶다면 가야밀면은 꼭 한 번 들러봐야 할 곳이다.